1. 영화 <화양연화>에 대한 정보
2000년 개봉한 홍콩 영화인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감독과 배우들이 방한을 했었습니다. 왕가위 감독이 당대의 톱스타인 양조위와 장만옥을 캐스팅해 중년의 두 남녀의 완숙한 사랑을 담아낸 로맨스 멜로 영화입니다. 진지하고도 엄중한 러브스토리에 녹아든 왕가위 특유의 르노와르가 빛을 발하는 작품으로서 이 영화는 2000년 5월 20일 칸 영화제에서 초청되었으며 비평가들의 찬사와 함께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으며, 양조위는 홍콩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영화는 많은 비평가들에 의해 역대 최고의 홍콩영화 중 하나이자 아시아 영화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또한 2016년 BBC의 설문조사에서 전 세계 영화 평론가 177명이 "상실과 욕망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를 이렇게 유창하게 표현한 영화는 없었다"라며 21세기 두 번째로 위대한 영화로 선정했다. 2022년 Sight & Sound의 '역대 최고의 영화' 비평가 투표에서 5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우연히도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두 사람은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며 서로의 시선을 끌게됩니다.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의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채게 됩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서로의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의 매력이 이끌리며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하며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2. 영화의 주요 줄거리
무역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 소려진(장만옥)과 그녀의 남편, 그리고 지역 신문사의 편집 기자로 일하는 주모운(양조위)과 그의 아내가 주요 인물입니다. 소려진의 남편은 사업상 일본 출장이 잦습니다. 주모운의 아내 또한 호텔에서 일하는 관계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습니다. 퇴근 후 홀로 있는 시간이 많은 주모운과 소려진은 국수 가게로 가는 길목에서 자주 부딪히게 되고 어느새 이웃으로서 가까워진다. 이제 서로의 관심을 끌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되었습니다. 소려진 남편의 출장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주모운은 아내와의 사이가 점점 나빠지고, 그렇게 각자의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식상해 하던 즈음, 주모운은 소려진이 자신의 아내와 똑같은 핸드백을 가지고 있으며 소려진은 주모운이 자신의 남편과 같은 넥타이를 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되면서 자신들의 배우자가 자신들 몰래 서로의 배우자와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연인지 모를 동시에 같은 불륜의 피해자가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끼고 배우자의 배신이라는 상처를 공유하며 감정적인 유대감을 자연스레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소려진의 남편과 주모운의 아내는 지속적으로 내연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고, 주모운의 아내가 주모운에게는 아픈 어머니를 돌보러 간다는 거짓말을 하고 소려진의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가는 상황까지 만듭니다. 어머니를 돌보러 갔다는 아내의 편지에 일본 우표가 붙어있는 것을 본 주모운은 아내의 멈추지 않는 거짓말과 끝없는 배신에 분노를 하게 되고, 소려진과 주모운 두 사람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진다. 그 이후 주모운은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무협 소설 집필을 시작하는데, 평소에 무협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던 소려진의 도움을 받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은 주변인들의 의심이나 괜한 오해를 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매일 동방호텔의 2046호실에서 만나 함께 소설을 쓰며 저녁 시간을 보내지만 둘의 사이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소려진은 자신을 배신한 남편의 곁을 떠나지도 못한 채 슬퍼하고 주모운은 그런 소려진을 위로하며 서로는 어느덧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기혼 여성인 소려진이 매일 늦게 들어오자 집주인인 손 부인은 소려진에게 충고를 가장한 일종의 경고를 보내고, 두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서로를 떠올리며 외롭게 지내지만 주모운이 소려진의 회사에 건 전화를 소려진의 상사인 하 선생이 받으며 소려진은 직장 상사에게도 불륜 의심을 받게 됩니다. 소려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주모운은 불륜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그들처럼 옳지못한 사랑을 느꼈다는 사실에 회의감을 느껴 싱가포르로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주모운은 소려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두 사람은 곧 다가올 이별의 순간에 대비하기 위해 골목에서 이별 연습을 하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서로를 위로합니다. 소려진은 떠나는 주모운을 끝내 붙잡지 못하고, 주모운이 떠난 후 저녁마다 주모운과 만나던 장소인 동방호텔의 2046호에 혼자 앉아 눈물을 흘립니다. 주모운을 잊지 못한 소려진은 주모운이 살고 있는 곳으로 찾아오고, 주모운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려진의 실내화가 사라지고 재떨이에 립스틱 묻은 담배꽁초가 생긴 것, 회사로 걸려온 의문의 전화 등을 통해 소려진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을 눈치채지만, 두 사람은 끝내 대화를 나누거나 만나지 않고 이별을 선택합니다.
소려진의 집주인이었던 손 부인은 미국에 있는 딸에게 가기 위해 집을 정리하게 되고, 배표를 주기 위해 찾아왔던 소려진은 손 부인에게서 옆집에 가족이 살 때가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옛날에 옆집에 세들어 살던 어떤 남자를 떠올리며 남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홍콩으로 돌아온 주모운은 예전에 세들어 살던 고씨의 집을 찾아가지만 고씨네 가족도, 옆집에 살던 손 부인네 가족도 이미 이사를 한 상태이고 옛 집에서 나온 주모운은 소려진이 살던 옆집을 잠시 바라보다 자신의 꽃같던 시절이 지나갔음을 다시 깨닫습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 온 주모운은 벽에 난 구멍에 대고 여전히 소려진을 잊지 못했으며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숨기고 싶은 비밀을 털어놓고 풀을 뽑아 구멍을 메운 뒤 앙코르와트를 떠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3. 영화 <화양연화>에 대한 정보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볼때 영화 화양연화는 그렇게 특별함은 없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두 남녀의 미묘하고 복잡한 사랑의 감정선을 섬세하고 절제된 표현으로 담아낸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젤제된 감정선의 연기, 그리고 화면의 색감과 음악으로 전해지는 이별을 앞둔 사랑하는 사람이 느꼈을 아픔의 아련한 기억들이 장면 하나하나에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이 영화는 예술영화에 관심이 없다면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인생에서 사랑의 감정에서 찬란했던 시간이 언제 였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아름답고 찬란했던 순간을 잊지못하는 이유는 볼 수는 있지만 만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영화는 말합니다. 영화 화양연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