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의 제작 배경
이번에는 간만에 한국영화의 리뷰를 작성하려 합니다. 요즘은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흥행입니다. 누구는 무엇이든지 K만 붙이면 흥행이다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고도 하는것 같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우리의 자랑스런 세계적 감독 봉준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등 국내 최고 배우들이 출연한 블랙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새삼 고 이선균 배우를 보고 싶네요. 그의 굵직한 목소리도 그립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있듯이 2019년 5월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고, 이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영화 역사에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화제와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주연배우들의 세계무대 진출에도 일익을 담당한건 물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제의 수상은 비영어권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자, 아시아 감독으로는 최초로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역사적 기념으로, 한국 영화는 물론 세계 영화계의 판도를 바꾸는 전환점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기생충>의 기획은 봉준호 감독이 이전에 각본 작업 중이던 연극적인 공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부잣집과 가난한 가족이 같은 공간에 공존한다"는 상식적으로는 이해안될수 있는 설정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서두에서 블랙코메디라고 분류했지만 이 영화는 장르적으로도 딱히 뚜렷한 정의가 어렵습니다. 코미디, 스릴러, 드라마, 사회풍자까지 여러가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점이 바로 봉준호 감독 특유의 어떤 "기묘한 리듬"이라고 할 수 있을지 않나 생각됩니다.
화제의 영화 포스터. 많은 버전으로 응용되었습니다.
2. <기생충>의 줄거리와 주요 특징
영화는 지하 반지하방에서 사는 기택(송강호)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의 아들 기우(최우식)는 친구의 소개로 엄청난 부잣집 딸인 다혜(정이지)의 과외선생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어서 기우의 가족은 점차 박 사장의 집인 파크가에 하나씩 하나씩 차례대로 말 그대로 위장 취업을 하게 됩니다. 그 순서를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기우는 대학생을 가장해 과외선생이 되고
- 기정(박소담)은 미술치료사로
- 기택은 운전기사로
- 충숙(장혜진)은 가정부로 취업하며 기택의 가족은 파크 가족의 집에 영화 제목처럼 '기생'하게 됩니다.
영화에서나, 혹은 어떤 뉴스에 나올법한 이 모든 과정은 정교한 사기극처럼 전개되며, 유쾌한 블랙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점점 어두운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영화의 전환점은, 과거에 박사장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했던 문광(이정은)이 비밀을 가지고 다시 등장하게 되며 발생합니다. 문광은 박사장의 집 지하에 남편 근세(박명훈)를 몰래 숨겨놓고 살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가족 간의 갈등은 폭발하게 되고, 결국에 영화는 격렬한 폭력과 비극으로 치닫는 파국을 맞이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상징적인 장면은 바로 공간입니다.
- 박 사장의 고급 주택은 위쪽에 위치해 밝은 햇살과 삶의 여유를 상징하고,
- 기택의 반지하 집은 아래에 있어 습한 기운과 냄새, 어둠의 이미지가 함께합니다. 이 수직적인 공간의 구조는 우리 사회적인 계층과도 맞닿아 있어서,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려는 기생자의 욕망과, 그들을 다시 아래로 몰아넣으려는 기득권 시스템의 잔혹함이 은유적으로 묘사됩니다.
또한 영화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어떤 냄새는 생활 계급 간의 보이지 않는 경계와 차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서 난다는 특유의 냄새는 박사장네 가족이 말없이 조용하게 구별짓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자 방식이며 이것이 결국에는 기택과 기택네 가족의 분노를 일으키게 하고 폭발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3. 영화<기생충> 세계적 흥행의 이유
영화 기생충에 대해 국내외의 평단의 시각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압축하여 영상에 담아냈고 이것이 세계적인 사회 보편의 문제를 날카롭게 포착한 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빈부의 격차, 사회 계급간의 소득과 기회의 불균형, 주거 공간의 문제, 출발선이 다른 계층간의 갈등 등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를 영화라는 장르에 잘 버무려서 풀어낸 점이 놀랍다고 하겠습니다. 국내의 평단에서는 봉준호 감독 최고의 명장이라고,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완성도 측면에서도 한국 영화의 정점이라는 극찬을 해왔습니다. 해외 평가단의 리뷰를 살펴보면 '자본주의 그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서스펜스', 그리고 '장르와 메시지를 완벽히 조화시킨 작품'이라고 보기드믄 찬사를 보냈습니다. 특히 인색한 영미권에서는 이 영화가 비영어권에서 제작된 영화임에도 영어권의 독자들이 완전히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 감탄을 한다고 표현하였고 아카데미 수상 이후에도 아시아의 문화에 대해 다시한번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봉준호 장르라는 언어로 세계에 말을 걸었다'고 극찬하였습니다. 배우들 캐릭터의 연기또한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 송강호의 연기는 한층 더 절제되고 내면화도니 연기를 통해 서서히 몰락해가는 가부장의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하였고
- 박사장 아내역의 조여정은 고급스러운 외모와 동시에 어딘가 무지한듯한 부잣집 사모님의 캐릭터를 아주 설득력있게 그려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결말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의 결말의 여운이 어떠셨나요? 이 결말이 단순한 블랙코메디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우가 아버지를 위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아버지는 그 유명한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명대사를 남기지만 영화는 가족이 여전히 지하방에 있다는 현실로 끝을 맺습니다. 이는 영화에서 반복된 질문인 '계획이란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쓸쓸한 대답이자 사회저 모순인 구조적인 벽앞에 놓은 개인의 무력함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생충>은 하나의 영화이자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이 영화로 인해 한국의 문화가 세계 중심에 서는 듯한 순간이었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거울에 비춰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에 말을 걸면, 세계는 반드시 응답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어떻게 영화를 만들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한 영화 교과서적이며 언제봐도 새롭게 읽힐 수 있는 항상 열려있는 서사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