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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파괴자, 영화 오펜하이머

by shupunk 2025. 5. 21.

1. 영화의 줄거리

핵무기가 지구를 파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실험 발사 버튼을 누르는 오펜하이머.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지도 모르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천재 과학자이며 원자폭탄의 아버지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1940년대 뉴멕시코 로스앨러모스 비밀 기지에서 첫 원자폭탄을 개발하고 일본에 실제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에 환각에 시달리며 전 후 매카시즘 광풍에 휩쓸리기까지 오펜하이머의 인생에 대해 그려진 영화입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추앙받았지만 후에 공산당 동조 행위를 하고 소련과의 군비 경쟁을 우려해 수소 폭탄 개발 반대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로 부터 공산주의자로 몰리고 현대 핵 과학자 비극의 상징으로 남은 유대인 미국인 과학자인 오펜하이머.

영화는 초반부터 인상깊게 시작합니다. 제우스 몰래 불을 빼앗아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가 그 벌로 바위에 묶여 배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는 이야기가 제시됩니다. 이는 인류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원자폭탄을 발명한 오펜하이머의 삶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역사 속에 구원자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죽음의 신으로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공간의 재배치는 놀란 감독의 영화임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세 시간대로 구분되어 오펜하이머의 젊은 시절에서 맨허튼 계획까지, 이후 청문회로 이어집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는, 과거와 현재, 컬러와 흑백이 교차하며 벌어집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오펜하이머의 시점에서, 흑백은 냉전시대의 흑백논리를 내세우는 스트로스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실제 역사 장면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2. 영화의 제작 배경

제작비 1억 달러에 3시간짜리 영화를 단지 57일간 촬영했으며, 폭발 장면이 없는 한 평소에는 카메라 1대로 촬영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CG없이 트리니티 실험을 표현할 아날로그적 방법을 위해 뉴멕시코 사막에 당시 기지를 본뜬 세트를 짓고, 폭발 장면은 재래식 폭약으로 연출했다고 합니다. 청문회 장면은 IMAX 전용 흑백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CG가 없는 핵폭발의 장면이 어떤한가는 영화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TVN 알쓸별잡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출연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중 인터스텔라와 테넷같은 영화에서의 과학적 현상을 어떻게 제대로 잘 알고 만들었냐는 질문에 감독은 인터스텔라를 만들면서 노벨물리학 수상 과학자를 만났는데 그의 아이디어라고 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놀란 감독은 플롯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공간을 구조화하는 놀라운 영화를 만듭니다. 이 플롯의 구조화라는 이야기중 어떤것을 먼저 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놀란 감독은 구조화 구조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는 애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놀란 감독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건축물 내 같은 공간에서 보는 것은 관객들의 서로의 주관적 경험을 연결시키기 때문에 감흥을 더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3. 영화의 총평과 평가

이 영화는 물리학 지식이 담긴 영화가 아니라 한 사람의 과학자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핵폭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알 수 없는 긴장감과 긴박감이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나는 이제 죽음의 신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고 오펜하이머는 말합니다.

핵폭탄이 세상을 파괴할 무시무시한 무기이지만 그로 인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수 도 있다는 사실은 아니러니합니다. 지금은 어느나라도 핵무기를 가지고 있어도 자유롭게 쓸 수가 없습니다. 쓰는 순간 세상이 파괴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로 눈치를 보며 이 핵무기를 쓰지 않고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역설적이기도 합니다.

전쟁을 위해 만들어 졌지만 그것이 전쟁을 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핵무기가 없었다면 세상을 정말 많은 전쟁을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펜하이머는 핵폭탄이라는 무기를 세상에 안겨 주었고 그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공산주의자로 몰려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 과정들을 마치 핵폭발 하듯이 보여주고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오펜하이머를 연기하는 킬리언 머피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치 핵분열이 일어나는 듯한 그의 연기가 이 영화를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 점이 3시간이라는 영화의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이토록 스펙터클하게 만들 수 도 있구나라는 느낌을 영화를 통해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