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골퍼가 비즈니스 골퍼를 하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비즈니스에서 골프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는 중요한 소통의 자리가 되겠죠. 그 자리에서의 작은 배려, 예절 하나가 사람의 인상을 크게 바꾸기도 하고, 반대로 사소한 실수가 신뢰를 깍아버리기도 합니다. 또 보이지 않는 압박 속에서 괜히 스코어까지 망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를 같이 다뤄보려 합니다.
1. 비즈니스 골프 자리에서 기본 중의 기본- 에티켓
먼저, 인사와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클럽하우스에서부터 이미 비즈니스가 시작됩니다. 뭐, 골프에서의 비즈니스가 다른 경우와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라커룸에서 만났을 때부터 반듯한 인사, 밝은 표정으로 먼저 말을 건네는 것부터 시작을 하는거죠. 단순히 비즈니스 뿐만이 아니라 진지하게 만나는 상대의 부모님이나 어려운 지인등과 골프를 할때도 마찬가지 이겠습니다. 캐디나 직원에게도 예의를 다하면 동반자들이 자연스럽게 좋은 인상을 받게되는건 기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티샷의 순서를 정할때와 동반자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첫 티잉그라운드에서 ‘자, 날씨가 좋으니 먼저 앞서 치세요’ 하고 양보하거나, 장타자에게 먼저 치게 배려하는 모습도 좋은 신뢰를 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티샷을 할 때는 말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하거나 살짝 다른 곳을 보는 배려를 잊지 마세요. 그리고 동반자가 어프로치나 퍼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린 위에서 다른 사람의 퍼팅 라인을 밟지 않는 것은 골프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하겠습니다. 캐디와의 호흡도 중요합니다. 비즈니스 라운드에서 캐디에게 스코어가 안나온다고 나도 모르게 불친절하거나 성급하게 굴면 동반자에게도 다 보입니다. 부드럽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를 자주 쓰는걸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특히 OB, 로스트볼 같은 상황에서 캐디에게 괜히 말 실수를 하게되면 동반자들이 곤란해집니다.
2. 비즈니스 골프에서 스코어 관리하기-너무 잘하려 하지 않기
네, 그렇습니다. 오히려 과도한 경쟁심은 독이 될수 있다는 겁니다. 비즈니스 라운드에서 “오늘 좋은 모습 보여야하니까 무조건 80대 치겠다!”며 스스로를 몰아붙이면 긴장감이 배로 올라가서 공이 말도 안 되게 흐트러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첫 홀에서 보기나 더블보기가 나와도 그냥 가볍게 웃으며 넘겨 보는것, 바로 중요한 건 동반자와 좋은 분위기로 18홀을 도는 것이라는 겁니다. 스코어에 연연해 표정이 굳어 버리거나, 짜증이나 큰소리를 내면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각됩니다. 또, 스코어카드는 깔끔하게, 솔직히 비즈니스 자리에서 스코어를 부풀리는 ‘조용한 리플레이스먼트’가 가끔 보이는데, 이건 금방 눈치채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친 타수를 정확히 말하고, 카드에 깔끔히 기입하는걸 잊지 말기 바랍니다. 그리고 동반자가 타수를 헷갈려하면 살짝 도와주는 것도 매너입니다.
(“아까 두 번째 샷이 벙커 들어가서 세 번째가 벙커에서 나왔죠?”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3. 비즈니스 자리에서 돋보이는 스마트한 골퍼의 디테일
먼저, 클럽을 챙기는 것과 공 줍기입니다. 어프로치나 퍼트를 할 땐 캐디가 들고 있지 않다면 반드시 두세 개 클럽을 같이 들고 가도록 하세요. 이렇게 하면 “이 사람은 필드 흐름을 잘 지키는구나”라는 인상을 줄수 있는 것입니다. 동반자의 공이 러프나 벙커에서 보이지 않으면 가볍게 찾아주거나, “이 근처 아닌가요?” 하고 자연스럽게 말해주면 좋습니다. 그리고 파트너가 좋은 샷을 날리게 되면 적극적으로 리액션을 해주는 겁니다. 상대가 좋은 샷을 하면 “와, 잘 맞으셨네요!” “오, 라인 기가 막히네요.” 이런 과하지 않은 가벼운 칭찬 한마디만 해도 분위기가 확 올라갈 겁니다. 혹시 상대가 실수했어도 “괜찮습니다, 다음에 붙이면 되지 않겠어요?.” 하고 가볍게 넘어가 주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 중요한건 라운드 뒤 식사 자리에서도 이어집니다. 라운드 후에 식사 자리나 가벼운 맥주 한잔의 자리에서 지나치게 스코어 이야기만 하면 피로감을 줄 수 있습니다. 과하게 음주를 하지 않으면서도 “오늘 좋은 날씨에 편하게 라운드를 돌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더 편하게 한 번 더 모시죠.” 이런 이야기로 마무리하면 훨씬 유연한 관계가 이어지리라 생각됩니다. 비즈니스 골프는 상대를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비즈니스 골프의 핵심은 “얼마나 상대가 편안하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느냐” 입니다. 스코어는 조금 못 치더라도 매너 있고 배려 깊은 사람은 골프장을 나서며 더 좋은 평판을 남기고, 관계를 오래 이어가게 됩니다. 또 이런 자리에서 무리하지 않고 차분히 스코어를 관리하는 사람은 실제로 중요한 스폰서 라운드나 대회 같은 더 큰 자리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